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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91 - 황태자의 죽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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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5화 황태자의 죽음(2)


"흐으윽"
"카악"
음습한 분위기에 간간히 들리는 찢어질듯한 비명소리 그리고 쾌쾌한 냄새들 또한 춤추듯 일렁이는 촛불들의 그림자.
"으음..."
앤드류는 뭔가 차가운 것이 머리에 닿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앤드류는 도저히 앞을 볼수 없었다. 그의 눈은 뚜꺼운 천으로 꽁꽁 묶여져 잇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천에서 뚝뚝 시뻘건 물이 흘러 내리고 잇었다.
앤드류는 비로서 자신의 시야를 가리고 잇는 것이 두꺼운 천임을 알고는 손으로 그 천을 떼고자 했다.
'촬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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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앤드류의 손은 벽에 걸린 사슬에 묶여져 있어서 조금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쇠사슬 소리만 작은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깨어 낫나보군?"
방안에서 낯선 사내의 음성이 들리자 앤드류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그리고 여기는 어디지?"
"닥쳐라"
'퍽'
"크윽"
앤드류가 질문하자 웃통을 벗어든 사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굵직한 쇠몽둥이를 들고 앤드류의 몸을 가격했다. 앤드류가 몸을 휘청여 댔다.
앤드류 앞에 자그마한 탁자에 앉아 있던 사내가 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으키고는 앤드류의 앞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두꺼운 천으로 얼굴이 반쯤 가려진 앤드류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어느새 앤드류의 얼굴에는 짧은 수염이 여기저기 헝크러진체 자라나 있었다. 사내는 그런 앤드류의 까끌한 턱과 볼을 마치 조각 작품을 감상하듯 어루만졌다.
"넌 누구냐? 그리고 여긴 어딘가?"
"무엄하다"
앤드류 옆에 있던 사내가 다시 쇠 몽둥이를 쳐들었다. 하지만 앤드류의 얼굴을 쓰다듬던 사내가 팔을 들어 사내를 제지 했다.
"아, 잠깐 그래도 왕년엔 황실 친위 기사셨는데 그렇게 무례하면 되나?"
"죄송합니다."
쇠몽둥이를 든 사내가 고개를 숙이고는 한발 뒤로 물러 섰다.
앤드류를 얼굴을 쓰다듬던 사내가 차가운 미소를 짓고는 뒤로 돌아 테이블 잇는 곳까지 물러 났다. 그리고는 탁자 한켠에 털석 앉고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는 불을 붙였다.
"후"
사내가 담배를 한껏 빨아 들였다 내 뱉자 자그만 방안은 금새 사내가 뱉어낸 담배연기로 꽉 찾다.
"감히 내가 누군지 아느냐? 너희는 누구냐? 즈리고 전하는 전하는 어떻게 되었느냐?"
앤드류는 쇠사슬에 묶인 팔을 이리 저리 흔들며 계속 고함을 질러 댔다.
사내는 그 광경을 잠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피고 잇던 담배를 바닥에 팽겨치고는 발로 비벼 껏다. 그리고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쇠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내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 밖으로 나갔다.
사내가 방 박으로 나가자 쇠뭉이를 들고 잇던 사내가 음침한 웃음을 지으며 앤드류의 곁으로 다가오더니 쇠몽둥이를 머리 위쪽으로 치들엇다간 힘차게 앤드류에게로 내리쳤다.
"크윽.. 이.. 놈들"
'퍽'
"크악"
사내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기계 적으로 자신이 잇는 몽둥이로 앤드류의 전신을 난타해대었다.
방안 가득 앤드류의 비명으로 가득차 올랐다.
'촤악'
다시한번 앤드류에게로 빨간 물이 뿌려졌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럿을까? 앤드류의 전신은 배어나온 핏물인지 아니면 이곳에서 고통 받던 희생자들이 흘린 핏물이 뿌려져서인지 온통 빨간 피로 전신이 더럽혀져 잇었다. 그리고 앤드류의 옷은 이미 너덜 너덜해진체 쇠몽둥이로 맞은 타박상의 흔적을 보이고 잇었다.
"후우"
앤드류 앞에 탁자에 어느새 앤드류의 얼굴을 쓰다듬던 사내가 다시금 탁자에 기대어 앉아서는 담배연기를 허공 중으로 내 뿜고 잇었다.
"흐으"
정신을 차리는지 앤드류의 축늘어진 몸이 조금씩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드오?"
사내가 제법 살갑게 물어왓지만 앤드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오직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내는 담배를 다시 바닥에다 비벼 끄고는 싱긋 웃었다.
"이름은?"
"앤...앤드류, 앤드류 드 왈레즈"
"직위는?"
"제국 제3 황실 친위 기사대 기사"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 낫다.
"난 제국 황실직속 감찰대 윌시라고 하오. 당신은 지금 제국 제1 황태자 카야 전하의 암살 혐위로 붙잡혀 온 것을 통보하는 바이오"
자신을 감찰대라고 밝히자 앤드류의 얼굴이 한껏 일그러지며 동시에 공포어린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얼굴에 드러낫다.
"무..무슨 일이요... 감찰대가.. 왜 나를"
윌시는 공포에 일그러진 앤드류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윌시가 기대하던 반응이 나온 탓이었다.
"자네는 감히 제 1황태자를 시해하고도 모잘라 행여나 자신의 행각이 탄로날까 두려워 제1 황태자를 모시는 시종관을 살해 했네"
"아.. 아니요.."
앤드류가 온 몸으로 사실을 부인했지만 윌시는 그런 앤드류의 모습을 보고는 흥 하며 콧웃음을 치고는 천천히 앤드류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가늘고 기다란 바늘을 꺼내 들고는 양 옆으로 벌려진체 사슬에 묶여 잇는 앤드류의 손을 잡았다.
윌시가 자신이 갖고 잇는 바늘을 앤드류의 오른 손 검지의 손톱 사이에 끼우더니 그대로 쭉 밀어 넣었다.
"크아아악"
앤드류는 검지의 손 끝으로 뭔가 예민 한 것이 자신의 살을 후벼 파는 것을 느꼈다. 화끈한 고통이 자신의 몸 전신을 관통하며 지나가며 절로 전신을 부들 부들 떨어대었다.
"나는 말이지 누가 중간에 내 말을 끊는 것을 아주 싫어 한다네. 그리고 참고 삼아 말하는데 내가 뭘 물어 볼땐 바로 대답하는게 좋을 거야. 내가 두 번째로 싫어 하는건 중간에 말을 떠듬거리며 머리 굴리는 것이거든?"
윌시는 긴 대바늘을 앤드류의 검지 손톱 밑으로 후벼 파듯 힘을 주어 바늘 끝까지 집어 넣었다. 그러자 바늘의 끝 부분이 관절이 시 되는 부근에서 살 밖으로 삐져 나왔다.
이미 바늘은 앤드류의 혈관에서 피맛을 잔뜩 보았던지 새빨간 핏물을 방울 방울 떨어 뜨리고 있었다.
"끄윽"
앤드류는 움직이지 못하는 몸을 요동치며 전신으로 자신의 고통을 표현했지만 앤드류의 비명소리는 그저 허무하게 방안만을 멤돌 뿐이었다.
윌시가 품안에서 다시 바늘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그 바늘을 앤드류의 눈 앞에 자랑하듯 보여 주었다.
"사람이란 것은 말이야 아주 신기한 동물이지 겉으로는 이렇네 저렇네 품위가 어떻구 저떻구 해봐도 일단 발가 벗겨 놓고 온갖 고통을 주면 지 스스로 알아서 기게 되더군"
윌시는 다시 앤드류의 손을 붙잡고 바늘을 앤드류의 중지 손톱 밑에 가져 갔다. 그리고는 음미하는 듯 천천히 바늘을 손톱아 래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크아악 그만 그만 으윽"
앤드류는 바늘을 거부 하려고 손목을 이리 저리 돌리며 저항하려 했지만 사슬에 잔 뜩 물려진 앤드류의 손은 윌시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윌시가 찔러대는 바늘을 받아들이고 잇었다.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체
앤드류의 손가락에 카다란 바늘 두 개를 꽂고난 윌시가 고통에 겨워 몸부림치는 앤드류를 바라보고는 만족스러운지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배어 물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자그마한 탁자 곁으로 돌아갔다.
윌시는 점점이 피가 배어 잇는 손으로 담배갑을 꺼내들고는 그 속에서 담배를 하나 베어 물었다.
"자 들어 볼까? 오늘 잇었던 일들을 말일세. 하나도 남김없이 말해주게나"
윌시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마치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듯 부드럽게 물었다.

윌시가 방을 빠져 나온 것은 거의 한밤중 이었다. 윌시의 앞 섶은 앤드류의 피로 물들었는지 온통 빨간 피로 범벅이 되어 잇었다.
윌시는 방을 나서자 마자 물고 잇던 담배를 바닥으로 떨구고는 발로 비벼 껐다. 그리고는 횃불로 훤하게 밝혀진 통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통로의 양쪽 은 온갖 작은 철문들로 가득 차 잇었고 그 안에서는 연신 음산한 웃음소리와 더불어 피에 젖은 비명소리가 가득 울려나오고 잇었다.
간간히 찢어 질듯한 여자의 비명소리는 듣는 이의 모골을 송연하게 만들만큼 처절했다. 하지만 윌시는 그런 소리에 익숙해 졌는지 그다지 내색도 없이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한 참을 걷자 쇠창살로 가로 막힌 문이 나왔다. 그 앞에 잇던 경비병 두명이 윌시임을 알아보고는 재빨리 창산에 난 작은 문을 열어 주었다.
윌시는 쇠창살을 통과하고 난 뒤에도 조금 더 걷더니 복도 양 옆에 나무로 된 문을 달고 잇는 방들중 세 번째 방문을 열고 들어 갓다.
환하게 밝혀진 방안은 작은 1인용 침대와 더불어 간단한 개인용품들이 있는 방이엇다. 방안 한쪽 구석에는 제법 커다란 서랍이 여러개 딸린 탁자 위에 여러 가지 서류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 잇었다.
윌시가 방안에 들어서다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방안 침대에 앉아 잇는 한 사내 때문이었다. 사내의 얼굴을 알아본 윌시가 예의 그 비릿한 미소를 다시 베어 물고는 손을 들었다.
"여 이게 어쩐 일이신가? 마커스."
그러자 침대에 앉아 방안으로 들어서는 윌시를 바라보던 마커스가 얼굴에 사람 좋아 보이는 포근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마주 들어 화답했다.
"아 잠깐 놀러 왔네, 그래 뭐 좀 알아냈나?"
윌시가 고개를 저었다.
"뭐 첫날은 다 그렇고 그렇지 뭐"
윌시가 마커스 옆으로 다가가 침대에 털석하고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피에 절은 옷을 하나씩 벗어 나가기 시작했다.
"설마 고작 그런거 하나 물어보려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나한테 온건 아닐테고? 무슨일인가?"
마커스가 양 어깨를 으쓱 거렸다.
"별거 아니라니, 제1황태자가 저렇게 사경에 들게만든 죄인을 심문하는데 그게 별거 아니란건가?"
윌시가 피에 절은 장화를 벗거 내다가 말고 마커스를 바라보았다.
"이봐 난 지금 피곤하다구 무슨일인진 몰라도 어서 본론부터 말해, 그래 자네가 모시는 어르신께선 뭘 원하시는 거야? 이번일로 상대편을 완전히 몰아세우고 싶으신건가? 그렇다면 난 그럴 권한이 없어 알다시피 난 배경이라고는 하나 없는 일개 말단에 불과하니깐 말일세"
윌시의 말에 마커스가 크게 웃었다.
"하하, 황실 감찰단이면 능히 자작이하 모든 귀족들마져 수사권이 잇을텐데 그걸 말단이라고 칭하나? 어쨌건 자네가 피곤하다니 내 애기함세"
윌시는 고개를 돌려 피에 절어 뻑뻑해진 부츠를 벗기는데 힘을 쏟았다.
"어르신께서도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시다네"
마커스가 웃는 얼굴로 담담히 말했다.
"그러시겠지. 자네 어르신도 타격이 크실테니깐"
윌시가 담담히 말하며 피에 절은 부츠를 옷이 담긴 바구니에 같이 던져 놓았다.
"어르신께서는 보고를 누구보다 먼저 들으시길 원하시네"
마커스의 말에 윌시가 마커스를 노려 보았다.
"그건 무리라는 것을 자네도 알텐데?"
마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네 그대신 자네는 그에 적절한 보답을 받게 될걸세"
"예를 들면?"
"뭐 이 지옥같은 곳을 벗어 나게 해준다던지. 아니면 지위를 올려준다던지. 아니면 작위? 여자?"
마커스가 말할 때 마다 윌시가 고개를 저었다.
"별로 구미에 닿지는 않는구만?"
"단순히 보고를 먼저 하는것에 그만한 보답이라?"
윌시가 따지듯 묻자 마커스가 희미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최종 보고서에는 어르신의 뜻이 약간 포함되면 좋겠지"
"그게 힘들다는 것은 자네도 알지?"
마커스가 윌시의 말에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하지만 힘들다는 것일 뿐 못하는 것은 아닐텐데"
"좋아, 하지만 장담은 못한다는 건 알지?"
마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윌시가 그런 마커스를 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선금조를 받았으면 좋겠군. 과연 자네 어르신이 어느 정도 호탕하신 분인지 알고 싶군 그래"
마커스가 생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 났다. 그리고는 윌시의 어깨를 두드렸다.
"훗, 좋아 미리 자네에게 선수금을 보내도록 말해보지"
마커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곤 바구니에 담긴 핏물젖은 옷을 보고는 말했다.
"아, 이건 내가 밖에다 내놓지"
마커스의 말에 윌시가 귀찮은 듯 손만 까닥였다. 마커스가 그런 윌시의 모습을 보고 다시한번 피식 웃고는 방문을 열고는 바구니를 집어들고 나갔다.
'탁'
방문이 닫히자 피곤한 듯 누워 있던 윌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팔짱을 눈빛을 빛냈다.
"그래, 뭔가 음모의 냄새가 나는군... 크크 그놈의 앤드류는 단순한 희생물이라 이건가? 일단 한번 조사해둘 필요가 잇겠어. 다음 희생자로 내가 되고 싶진 않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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