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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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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상단 호위(8)


복면인들은 일정한 대오를 형성한체 빠르게 마차로 쌓아둔 방어벽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화살의 사정거리 밖에서 무언가를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그런 복면인들의 너머에서 불덩어리가 마차쪽으로 날아왔다.
"마법이닷 마차주위에서 피해!"
누군가 이렇게 외치자 순식간에 마차에서 멀어지더니 모두 땅에 엎드렸다.
'쿵'소리가 나면서 마차가 허공으로 치솟더니 땅으로 내려앉았다. 용병 두명이 떨어져내리는 불타는 마차에 깔려 허우적대며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순식간에 마차의 불이 그들의 몸까지 옮겨붙고 곧 그들도 불타는 마차와 함께 불길속으로 사라졌다.
심한 노린내가 불길주위로부터 퍼져나왔다.
아하루가 칼을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저기 마차로 이루어진 군데군데가 마법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었다.
특별히 불타지 않는 재질로 만들었는데 그것도 마법의 화염앞에서는 어쩔수 없었던지 불타는 주위의 마차에게로 빠르게 불이 옮겨붙었다.
강력한 방어막이 되리라 내심 기대했던 마차진이 어이없이 마법 몇방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하긴 일반 산적들이라면 모를까 조직적인 군대의 냄새를 풍기는 복면인들에게 이런 장애물쯤이야 가소로울지도 몰랐다.
마차를 태우는 뜨거운 화기는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잇었다. 그와 반대로 바깥쪽의 모닥불은 어느덧 하나둘씩 꺼져가 이젠 반대로 밖에서는 안이 훤히 보이고 안에서는 바깥쪽을 제대로 구분할수 없었다.
"모여있지 마라. 그리고 마법사들을 최대한 보호해라"

 

아하루전-45 


멀리서 카르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텔과 다른 용병 몇 사람이 어느새 활과 화살을 양손 가득 들고 오더니 바닥에 쌓앗다.
"각자 활과 화살을 들어라 놈들이 다가오면 일차로 화살을 쏜다음 난격이다. 그리고 도르테"
미텔은 마법사 복장의 도르테를 한번 쳐다보았다.
"만일을 대비해서 자네도 일반옷으로 갈아입어라"
도르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얼른 자신의 몸에 걸친 후드를 벗어버리고는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가죽으로된 갑옷을 받아 몸에 걸쳤다.
"활을 아직 쏘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앞으로 나서라"
그러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더니 주로 상인들이 앞으로 나섰다.
미텔은 당연히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그들을 한번 훓어보고는 말했다.
"자네들은 활을 놔두고 지금 곧 커다란 나무나 방패를 구해서 다른 사람들이 화살을 쏘는동안 그들을 엄호한다. 알겠나?"
상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 주위로 흩어지며 방패로 쓸만한 나무를 찾았다. 용병대 자체에 있는 커다란 방패가 있었으나 그것은 이미 상인대의 전속 용병들이 모두 가지고 갔다. 남은 사람들은 할수없이 아직 불타지 않은 마차의 밑부분을 부수어 그것을 방패의 대용으로 삼았다.
아하루가 미텔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미텔 이대로 괜찮겠어요?"
미텔은 자신의 동료들과 뭔가 얘기하다 아하루가 다가오자 씁쓸히 웃으며 말했다.
"아하루구나, 글세 어쩌면 내일 태양을 못보게 될지도 모르지"
미텔은 별만이 총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마지막 하늘인지도 몰랐다.
"아하루 놈들을 노릴때는 머리와 목을 노리도록 해라 아무래도 놈들은 쇠로된 갑옷을 입은 것 같아"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잠시 주저하며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실은 내게 한가지 생각이있는데"
"응? 뭔데?"
"저들을 보니깐 군대같거든? 그러니 진형을 짜면서 다가오는 것 같은데..."
아하루의 말을 듣다가 미텔이 생각난 듯 머리를 탁하고 쳤다.
"참 네가 기사학교에 다녔다고 했지. 이왕 말할거면 따라와봐"
"아니.. 그..."
아하루가 당황하며 어쩔줄 몰라하자 미텔이 아하루를 재촉했다. 아하루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미텔의 뒤를 따랐다.
미텔이 가는 곳은 카르얀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카르얀이 눈을 부라리며 뭔가 정신없이 용병들과 상인들에게 지시하고 잇었고 쳄벌린은 불안한 듯이 저멀리 포진하며 지금이라도 불타는 마차가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복면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르얀 대장"
카르얀이 미텔을 보고는 화를내며 말했다.
"미텔 정신이 잇소 없소? 언제 놈들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자리를 뜨다니"
미텔이 한손을 들어 카르얀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내가 동생으로 삼고있는 아하루요. 지금 기사학교에 다니고 있지 아하루가 뭔가 할말이 있는 것 같거든? 그래서 같이 들어보려고. 어차피 불이 완전히 꺼지려면 앞으로 30분은 더 필요한데 뭘그러쇼"
미텔의 말에 카르얀이 화를 누르고 아하루를 노려봤다.
"그래 하고픈 말이 뭐요?"
쳄벌린과 다른 용병들도 호기심어린 눈으로 아하루를 살폈다. 아하루는 갑자기 여러사람의 시선을 한몸에 받자 당황스러웟지만 이내 마음을 진정하고 차분히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저들은 조직적인 행동으로 볼 때 군대같습니다."
카르얀이 비난하듯 아하루를 노려보아았다.
"고작 하고픈 말이 그게다요? 저들이 군대라는 것은 조금만 저들의 행동을 아는 사람이면 다 알것이요 고작 그런말하려고 여기까지 온거요?"
카르얀이 화를 벌컥내며 말하자 쳄벌린이 그런 카르얀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카르얀 지금 아하루님이 하고픈 말은 그게 아닐 것 같구나 계속 말하시지요 아하루님?"
아하루는 고개를 한번 끄덕여 감사를 표한다음 계속 입을 열었다.
"저들이 진짜 군대라면 군에서 시행되는 병법에 따라 군을 움직일 것입니다. 지금 완전포위 성채 무력화 등은 압도적인 숫자로 약화된 적의 성채나 진영을 공격하는 전형적인 수순입니다. 지금 저들은 아마 우리가 더 이상의 방비를 하지 않으리라 믿고 무작정 밀고 들어올것입니다."
쳄벌린이 흥미가 잇다는 듯이 묘한 눈빛을 발하며 물었다.
"호 그런데요?"
"일단 저들이 갑옷을 입고 있다는 가정하에 생각한것이데 마차 바로 앞에 구덩이를 깊게 파는 것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위를 간단한 판자로 덮어서 만든다면 저들은 구덩이에 빠지고 말것입니다."
카르얀이 소리쳤다.
"하지만 그걸 언제 무슨수로 하겠소? 그리고 놈들에게 사전에 들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될것이요"
아하루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에게 마법사가 있는줄 압니다. 그 마법사들이 땅을 파게하는 마법이 있는줄 압니다."
카르얀이 그말에 주위에 있던 한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마도 쳄벌린 용병대의 전속 마법사인 듯 했다.
그는 아하루의 말을 유심히 듣고 있다가 카르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런 마법이 있기는 하지요. 하지만 마법사가 너무 적어요 함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적어도 2미터를 넘어야 할텐데 그정도 깊이로 판다면 고작 두세개가 고작일 것이요"
카르얀이 다시금 아하루를 쳐다 보았다.
"그럼 간단하게 30센티만 판다면 얼마나 팔수 잇겠습니까?"
마법사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정도라면 아마 일곱 여덟 개 정도는 될것이요. 30분 정도로 그정도도 많이 판걸거요"
"만일 앞으로 한시간정도 더 주어진다면요?"
아하루의 말에 마법사가 의아한 빛을 띄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열여덟정도는 무난히 팔수 잇게 될것이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은 됐습니다. 이곳은 저들보다 높은지대이니 저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쉽게 알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마차가 가리고 잇으니 더욱 알기 어렵겠죠. 두 번째로는 지금 현재 불타고 잇는 마차에 탈것을 좀더 집어 넣으면 아마 최소 30분 정도는 더 벌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정도 태울것들은 지금있는 상품들을 총동원한다면 되겠죠. 지금와서 상품들을 아끼려는 맘은 없을 줄 압니다. 일단 살고봐야 할테니깐요"
아하루가 쳄벌린을 쳐다보았다. 쳄벌린이 괴로운 듯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였다.
아하루가 그런 쳄벌린에게 약간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다음 마법사님들이 마차에서 1미터 떨어진곳을 집중적으로 땅을 먼저 파헤쳐 주십시오 한 30센티정도만 되도 될겁니다. 그럼 한시간 정도면 얼추 다 파헤쳐질겁니다.
그럼 일단 경계 설 몇 명만 빼고는 나머지는 전부 달려들어 땅을 파헤치면 될것입니다. 그리고나선 구 구덩이에 일단 날카로운 칼이나 창을 거꾸로 박아 넣습니다. 아까보니 칼이 넉넉히 있던데요"
쳄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군사물자를 나르던 중이라 각종 무기가 두수레분은 충분히 될걸세"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기름도 있습니까?"
"흠 그건 아마 한수레쯤 될걸세"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인다음 말했다.
그럼 구덩이에 기름도 같이 부어 넣는 것이 좋겠군요. 저들은 숫자상 앞선사람이 위험을 알고도 뒤로 후퇴하지 못할것입니다. 그러니 앞에서 구덩이가 빠진뒤에도 계속 밀려들어오겟죠. 그리고 그다음은...."
아하루가 게속 이야기를 할때마다 용병들의 안색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어갔다. 카르얀의 표정도 이전의 무시하는 표정에서 이제는 존중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여기까지입니다."
카르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하루님, 그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아하루는 씩웃으며 잠시 하늘을 봤다.
"그 다음은 하늘에 맡겨야죠. 그래도 이 도면 저들도 어느정도 타격을 입었을겁니다. 쉽게 우리를 짖쳐들진 못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카르얀이 나직히 침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주위에 있는 다른 용병들을 둘러봤다.
"뭐하나? 자네들도 들었지? 아하루님의 계획대로 실행한다. 그리고 미텔 대장"
미텔이 아하루의 말에 멍하니 잇다가 카르얀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네? 아 네"
카르얀이 그런 미텔을 보고는 잠시 혀를 차더니 굳은 얼굴로 말했다.
"대장이 나머지 두명의 대장에게 방금 전해들은대로 게획을 전해주시오"
미텔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로 달려나갔다. 아하루도 자신이 있던곳으로 갔다.
"저놈들이 뭐하는거지?"
말에 앉은 복면의 사내가 곁에 있던 다른 복면인에게 물었다. 그사내도 불길 사이로 언뜻 언뜻 사람 그림자가 비취었으나 자신도 그들이 무었을 하는지는 몰라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최후의 만찬이라도 즐기는 모양이지요"
"최후의 만찬이라"
말에 앉은 사내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마차를 태우는 불길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지금 불길 사이로 언뜻 언뜻 분주히 움직이는 용병들의 그림자에 내심 뭔가 불안감이 스쳤다.
그때 뒤에서 말을 탄자가 달려왔다.
"케인 백작님의 전언인 것 같습니다."
곁에잇던 사내가 얼른 말에서 내리며 말하자 복면의 대장도 재빨리 말에서 내렸다.
자신들에게 달려오던 전령도 그들 앞까지 오더니 그들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케인 장군님으로부터 돌격대장 아츠님께 전언입니다."
복면을 하고있는 아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하라"
"지금으로부터 10분까지 더 기다린후 그래도 불길이 줄지 않으면 그땐 다른 별도의 명령없이 진군 적을 전원 몰살시키리라는 전언이십니다."
아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명에 따른다고 전하라"
전령이 고개를 다시한번 깊숙이 숙이더니 말을 타고는 왔던길로 되돌아갔다.
아츠가 자신의 주위에 있던 두명을 보고는 말했다.
"자네들도 들었지? 가서 준비하도록 하라"
그러자 그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간단히 경례를 한 다음 자신들의 부대로 돌아갔다.
아츠는 다시금 자신의 말위에 올랐다. 어느정도 그들이 자신의 부대로 돌아갔으리라 판단한 아츠는 자신의 옆에 있던 부관에게 짤막하게 명령했다.
"돌격준비"
그러자 부관이 뒤를 돌아서서는 허리에찬 칼을 꺼내들고는 공중에서 한번 휘둘렀다.
"전원 공격준비"
그러자 부대 후미쪽에서 급박한 뿔나팔 소리가 세 번 길게 울려퍼졌다. 또한 커다란 북소리가 벌판에 '둥 둥' 울려 퍼졌다.
"후 약간의 희생이야 어쩔수 없지. 공격개시"
아츠가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고 다시 명령을 내리자 칼을 들엇던 부관이 그칼을 마차 쪽으로 휘둘르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공격"
그 소리에 병사들이 와하는 함성을 지르며 각자 방패와 창을 잡고는 앞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300에 달하는 병사들이 마차로 이루어진 진영을 물샐틈 없이 포위하면서 새까맣게 몰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쏟아져 내릴 화살에 대비해 방패로 머리쪽을 가리고 창을 겨드랑이에 끼우고는 언덕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뛰기 시작했다.
몸에 입혀진 철갑주와 철 방패로 인해 금방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지만 곁의 동료들이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입으로는 계속 함성을 지르며 숨이 터져라 달려들어갔다.
그들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진영에서 화살비가 마차쪽으로 쏟아져 나갔다. 이번에는 불을 붙이지 않은 그냥 화살들이었다.
그 기세에 겁먹었는지 아까전처럼 마법이나 화살들이 날아오지 않앗다. 간혹 뜨문 뜨문 화살들이 날라오기는 했지만 그것은 이내 방패와 갑옷에 막혀 튕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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