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야설

아하루전-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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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7화 루운야에서(4)


아하루가 마차를 구입하려 했지만 이미 쳄벌린 상인단에서 많은 양의 마차를 미리 구입했기 때문에 마차를 구하기 힘들었다. 이미 공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쳄벌린 상인단의 근거지를 다른 곳으로 옴긴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태였다.
쳄벌린 상인단이 공도 루운야에 도착하고서 쳄벌린 상인단에서 내놓을 많은 새로운 물품들을 기대했지만. 쳄벌린 상인단은 공도에 도착한 후 그대로 상품들을 창고에 쌓아놓고 풀지 않았다. 그리고 공도에 있는 마차란 마차는 거의 전부 싹쓸이하다 시피 사들이고 있었다.
공도 루운야의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쳄벌린 상인단이 루운야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자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었고 서민들의 생활을 잘알고 있는 말단 하급 행정관들도 앞으로 닥칠 영향에 대해 미리부터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귀족들과 공작측은 쳄벌린이 누구냐는 듯 아예 그런 사태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적어도 그들은 당장 자신의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다지 상관할 바가 아니었던 것이다.
도저히 마차를 찾지 못하자 아하루는 쳄벌린에게 부탁해 보기로 했다. 쳄벌린은 아하루의 부탁을 흔쾌이 받아들여주었다. 쳄벌린은 비단 자신이 갖고 잇던 마차중 제일 튼튼하고 좋은 마차를 내주었을 뿐 아니라 여행에 갈 때 필요할 거라며 식량이며 여행에 필요한 갖가지 장비들을 챙겨주는 배려를 했다.
덕분에 따로 식량이나 장비들을 사느라 소비해야할 시간들을과 돈을 절약할수 잇었다.

 

아하루전-50


"이젠 어디로 가죠?"
마부석에 앉아 말을 모는 카미야가 옆자리에 앉아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아하루에게 물었다. 아하루가 카미야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하게 말했다.
"응? 아! 여기서 말을 골목으로 돌려"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황급히 말들을 당겨 왼쪽으로 난 골목으로 틀었다. 순간적으로 마차가 잠시 기우뚱했다.
"꺄악"
마차안에서 비명소리가 흘러나왓다.
"아 미안 미안 잠시 딴 생각을 하느라고"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이곤 말들을 진정시켰다.
"음 거의 다 왓어 저기 보이는 조그만 건물 있지 그 앞에 세워두면 되"
아하루가 가리킨 것은 2층으로된 허름한 건물이었다. 주변의 다른 건물보다 몇배는 더 낡아 보이는 건물이었으며 도무지 미적 감각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보지 못할 만큼 낡아보였다.
마차가 도착하자 아하루 일행은 2층으로난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정말 이곳이 마법사 길드가 맞아요?"
르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어왔다.
"난 마법사 길드라면 좀더 대단한 건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르네의 말에 아하루가 웃었다.
"그럼 뭘 바란거지? 지팡이가 둥둥 떠다니고 불꽃의 정령이 나타나거는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는 것을 바란거야? 이정도면 그래도 마법사 길드 건물중에서는 꽤 괜찮은 건물이라구. 이래뵈도 이곳 루운야의 마법길드라고 하면 우리 다룬제국에선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길드란 말야"
아하루의 말에 르네는 실감이 안난다는 듯이 눈을 똥그랗게 떳다.
이윽고 2층에 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그만 사무실에 고작 책상 하나만을 놓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후드를 입은 사내가 보였다.
"으흠"
아하루가 헛기침을 하자 후드를 입은 사내는 그제서야 잠에서 깬 듯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아하루 일행을 보고는 잠시 르네와 마리안, 훼리나를 보고는 멍한 듯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금 아하루가 헛기침을 하자 당황한 듯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어서오십시오. 저희 룬운야의 마법사 길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치 능숙한 점원마냥 그렇게 말하는 사내를 보고는 르네가 재미있는지 웃음을 지었다.
"풋"
르네의 웃음 소리에 다시금 사내가 르네를 바라보고는 또다시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름이 아니고 마법에 관한 서적을 알아보고 싶은데요?"
아하루가 사내에게 말하자 사내는 다시 허둥대며 정신을 차렸다.
"네? 아 네, 마법 서적이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내는 책상에 놓인 수정 구슬을 연신 자신의 옷으로 문질렀다. 몇 번 슥 슥 문지르자 수정구 안에서 흐릿한 영상이 나타났다.
"뭐냐?"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수정구에서 울려나왓다.
사내는 최대한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손님이 오셨는데 마법서적을 사고 싶으시다고 합니다."
"그래?"
수정구에 나타난 노인은 뭔가 아래를 보고는 뒤적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218호에 있는 체리나트에게 보내"
카랑카랑하게 말하더니 수정구에서 사라졌다.
"방금 들으셨죠? 218호로 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5실버입니다."
아하루가 군말없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은화 다섯 개를 책상에 놓았다. 그러자 사내가 아하루가 들어온 반대편 문을 가르켰다.
일행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사내가 여인들을 아쉬운 눈으로 계속 쫗고 잇었다.
문안은 양옆으로 기다란 복도가 있었는데 그 옆으로 문들이 다닥 다닥 붙어잇었다. 일행은 그 문들에 써놓은 숫자들을 일일이 점검하면서 218호라 쓰여진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안에는 작디 작은 방안을 온통 책을 꽉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책들 앞에서 얼굴이 온통 주름살이 패인 노인이 후드를 쓰고는 그들을 맞았다.
"어서오게나 내가 체리나트일세 그래 어떤 책을 원하는가?"
아하루가 머리를 꾸벅이고는 말했다.
"저기 마법에 관한 입문 책을 사고 싶은데요"
체리나트가 아하루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자네가 필요한건가?"
아하루는 체리나트의 무시하는 듯한 말투에 약간 화가 났지만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는 공손히 말했다.
"제가 아니고 제 일행 중에 한명이 마법에 소질이 잇다고 해서 그럽니다."
아하루는 뒤에서 겁먹은 체 르네를 꼭 붙잡고 있는 훼리나를 가르켰다.
체리나트는 안경을 꺼내선 훼리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래 이 아가씨는 정말 소질이 있겠구만. 잠시 손좀 줘보겠는가?"
체리나트의 말에 훼리나가 주저 주저 하다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었다.
체리나트가 그런 훼리나의 손을 잡더니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오, 이렇게 젊고 귀여운 아가씨의 손을 잡다니 벌써부터 젊어진듯한 기분이네 그려, 아이구 보들보들해라"
체리나트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말에 굳었던 훼리나의 얼굴에서 웃음이 피었다. 그런 훼리나를 보고 체리나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그렇게 웃어야 더 예쁘지. 자 눈을 감아보렴?"
훼리나가 눈을 감자 체리나트도 눈을 감더니 훼리나의 손바닥을 펴더니 그 위에 손가락으로 간단한 마법진을 그렸다.
그리곤 눈을 뜨고는 말했다.
"흠 기초가 아주 탄탄하군 그래 어디까지 배웠지?"
체리나트의 말에 훼리나가 주저하다가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본 이론과 기초 습득은 아버님이 마련해주신 교사에게 배웠구요, 1클래스 2서클을 시도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응용은 아직 못하구요"
훼리나의 말에 체리나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 그정도면 밖에 있는 돌머리보다 훨낫네 그려, 스승이 누군지 몰라도 아주 잘배웠구먼, 워낙 기초가 튼튼하고 기본이 탄탄해서 금새 초급을 벗어날 수 잇을 것 같아."
체리나트는 훼리나를 칭찬하고서는 뭔가 생각에 잠기더니 어디론가 걸어들가선 책을 한권 꺼냈다. 중간에 끼인 책을 꺼내는데 꺼내려던 책 밑의 책이 같이 굴러 떨어져 내렸다.
체리나트가 눈에 이채를 띠고는 두권을 집어 훼리나에게 건넸다.
"음 아가씨가 정식 길드원이 아닌 일반인이기 때문에 고급마법 교재들은 주지 못해, 그것은 길드 규칙에 위반되거든? 그렇다고 일반인들에게 주는 것을 주자니 그건 아가씨에겐 필요없는 것들이야. 그래서 이건 내가 직접 편찬한 책인데 이것을 주겠네. 내 그동안 많은 책들을 읽으며 느낀 것들을 종합해서 만든 것들이야. 그리고 이건.."
체리나트가 다시한번 뜸을 들이더니 피식 웃었다.
"아마도 이녀석 하고 자네하고 인연이 있었던 모양이지. 나도 뭔지 잘 모르는 책일세 분명 마법서적 같은데 말일세 아마 자네에게 인연이 있는 책인가 보지"
체리나트의 말에 일행들은 큰기대를 갖고 체리나트가 준 책을 바라보았다. 그 책의 제목은
'델러웨이 경의 모험기'라는 3류 모험기와 '델러웨이 부인의 은밀한 사랑' 이라는 약간 자극적인 제목이 적혀 있었다.
의아한 훼리나가 책안을 살펴보았다. 책 안의 내용도 흔히 보는 델러웨이 경의 모험기 내용이었다. 훼리나가 체리나트를 쳐다보자 체리나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귀찮아서 일반 책에다 가필해서 썼다네. 뭐 빈 책을 구하려니 귀찮아서 말야.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면 그다지 신경도 안쓰니깐 도둑맞을 염려도 없고 말이야"
체리나트는 웃으면서 책의 겉표지 주름투성이의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나직하게 읊조렸다.
"어두움에 갖힌 진실이여 이제 너의 진실을 온 세상에 널리 펼쳐보이라"
그러자 책의 문양과 글자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새로운 제목이 눈에 나타났다.
'사랑하는 손녀 델로힌에게' 라는 제목이었다.
"아니 이건"
훼리나가 놀라며 체리나트를 바라보았다. 체리나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내 손녀에게 줄 선물이었지. 그런데 그 애가 어릴 때 일가족 모두 갑작스레 실종되었다네. 자네를 보니 내손녀가 생각나더구만 그러니 부담갖지 말고 받게나"
훼리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체리나트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한번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내밀어 책표지에 얹었다.
"어두움 속에 진실이 있나니 지혜로운 자만이 어둠을 뚫고 진실을 보리라"
체리나트가 다시금 그렇게 읖조리자 책은 원래의 제목인 '델러웨이 경의 모험기'로 되돌아가 잇었다.
체리나트가 몇 번을 훼리나에게 책의 봉인을 가르치고는 완전히 훼리나가 습득햇음을 알고는 기쁜 듯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잘됐네. 그건 그렇고 계산은 누가하나?"
체리나트가 아하루를 바라보자 아하루가 훼리나의 곁으로 다가와 섰다.
"얼마를 드리면 되겠습니까?"
"내 보물 두가지를 가지고 가는 것이니 왠만한 가격으로는 안되겟지?"
체리나트는 능글맞게 웃더니 단호히 말했다.
"120골드만 내놓게"
순간 아하루와 일행들의 입이 딱하니 벌어졌다.
"백.. 이십골드요?"
체리나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호한 체리나트의 얼굴은 단 한푼도 깍아줄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하루와 일행들은 뭐가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었고, 훼리나는 미안한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결국 아하루와 카미야는 전에 쳄벌린에게 받은 사례금까지 톡톡 털어 간신히 113골드하고 300실버 4000아문을 모았다. 그래도 체리나트가 원한 액수에는 약 4골드가 부족했다.
"저기 이거 밖에 없는데요?"
아하루의 말에 체리나트가 뚱한 표정을 짓더니 할수없다는 듯이 내민돈 중에서 골드와 은화만을 챙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지 이거라도 받을 수밖에 참 그리고 밖에다가는 20골드만 받앗다고 말해놓게"
의아한 표정으로 일행들이 바라보자 체리나트가 뻔뻔스런 얼굴로 말했다.
"나도 먹고는 살아야 할게 아닌가? 아참 그리고 길드밖을 나갈 때 까지는 절대 책 봉인을 푸는 것을 잊지말고 알겠지? 그럼 잘 가게나. 반드시 말하지만 20골드만 받았다고 말해야 하네?"
아하루 일행은 황당해 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땀을 삐질 흘리며 밖으로 나가서 대기실로 들어서자 대기실에 잇던 후드를 뒤집어 쓴 사내가 황당해 하는 아하루 일행을 보고는 안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 얼마주셨습니까?"
사내의 물음에 아하루 일행이 약간 움찔 하더니 애써 황당함을 감추고는 말했다.
"이.."
아하루가 채 말하기도 전에 사내가 아하루의 말을 끊더니 장부에 뭐라고 기입했다.
"아네. 20골드요? 책 재미잇게 보시기 바랍니다."
아하루 일행은 얼굴가득 안됏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사내의 얼굴을 보고서 뭔가 단단히 잘못되엇고, 엄청난 바가지를 쓴 것 같았지만 이미 거래가 끝난 지금 어디에 하소연 할수도 없었다.
아하루 일행들은 처음 들어설때의 들뜬 기분과는 정반대로 뭔가에 당했다는 씁쓸한 기분을 안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다행히도 마법사 길드 앞에서 감히 뭔가를 꾸미겠다는 간 큰 도적은 없었는지 그들이 타고 온 마차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들은 모두 얼굴을 구기면서 서둘러 마차를 몰고 나갔다. 더 이상 이곳을 쳐다보기도 싫다는 듯이. 한가지 다행이랄까? 쳄벌린이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챙겨주어서 여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커다란 돈이 들어갈 일을 만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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